건강

제대로 마시면 ‘약’ 잘못 마시면 ‘독’, 약이 되는 물 마시기

  • 2024.07.26




날이 더워지면 물을 더 많이 찾게 마련이다. 더위에 갈증이 자주 나기도 하거니와, 땀과 함께 소변 배출도 많아지니 일반인이라면 겨울보다 20~30% 이상 물을 더 많이 마시는 것이 옳다. 문제는 간경화, 심부전 등 특정 질환이 있는 사람들. 그들에게 과도한 수분 섭취는 되려 독이 될 수 있다는데… 잘 마시면 보약(補藥)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독(毒)이 될 수 있다는 물, 제대로 마시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물은 왜 마셔야 할까?




장기의 기능을 원활하게 하고
세포 저항력을 높여요

우리가 마신 물은 입→위→장→간장·심장→혈액→세포→혈액→신장→배설 순서로 순환한 후 소변과 땀으로 배출된다. 이 과정에서 각 장기에 물이 흡수되는데, 흡수된 물(수분)은 장기의 기능을 원활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인체 세포 내 수분량을 알맞게 유지시켜 세포 저항력을 높인다. 이를 통해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 등의 침입이 억제되고, 몸에 유입된 유해 물질을 배출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우리가 마시는 물은 몸을 구성하는 약 50조 개 세포 구석구석을 돌며 영양분 흡수, 체온 조절, 소화 촉진, 혈액순환 향상, 독소와 가스 방출, 산소 운반, 체형과 신체 균형 유지, 음식물 이동과 관절의 용매 역할을 충실히 한다.


적정 수분 섭취량은 ‘하루 수분 배출량’이다. 이론적으로 표준 체중인 성인의 하루 수분 배출량은 3.1L 정도. 대소변으로 1.6L, 땀·호흡·피부로 각각 0.5L씩 빠져나간다. 보통 성인은 먹는 음식을 통해 1~1.5L의 수분을 섭취하고, 재활용(세포 대사 중에 생긴 물) 수분이 0.1L 정도이므로, 1.4~2L의 물을 마시면 된다는 결론! 만약 체중이 많이 나가거나, 날씨가 더워서, 또는 활동량이 많아서 상의가 젖을 만큼 땀을 흘렸다면 이보다 더 마셔야 할 수 있다. 소변 횟수가 줄어들고 색깔이 짙어지면 몸의 수분이 부족하다는 신호니 물 마시는 양을 늘릴 것!


노년층의 경우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갈증 중추가 노화해 수분이 부족해도 갈증을 심하게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특별히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의식적으로 매시간 물을 마시길 권한다. 마시는 방법도 중요한데, 절대 벌컥벌컥 마시지 말 것. 물을 한꺼번에 너무 많이 마시면 혈액 속 나트륨 농도가 낮아지는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해 두통, 구역질, 현기증, 근육 경련 등이 일어날 수 있으니 한두 모금씩 조금씩 나눠 마시는 습관을 들이자.


● 물이라고 다 같은 물이 아니다!
물 대신 마시면 안 되는 물과 차

커피, 녹차, 전통차, 우유, 요구르트, 탄산음료, 기능성 음료 등은 수분 섭취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녹차나 커피 같은 음료는 이뇨작용이 강해 오히려 물을 배출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옥수수수염차는 과다 섭취할 경우 강한 이뇨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하니 주의할 것. 둥굴레차는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어 심박수를 증가시킬 수 있으니 고혈압 환자라면 피할 것을 권한다.


● 물 대신 마셔도 좋아요!

보리차, 현미차와 같은 곡류 차는 특별한 부작용 없이 물 대신 마실 수 있다. 곡류에 들어있는 무기질은 우리 몸속의 전해질 균형을 맞춰주는 데도 도움을 준다고. 다이어트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히비스커스 차도 물 대신 마셔도 좋은 차다. 카페인이 전혀 들어 있지 않은 히비스커스 차는 안토시아닌 성분이 들어 있어 시력보호 효과도 뛰어나다.

이 밖에도 혈당 수치를 떨어뜨리고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우엉차’, 카로틴, 비타민,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뇌세포 활동에 도움이 되는 ‘구기자차’, 신경을 안정시키고 머리를 맑게 하는 ‘국화차’, 항암과 면역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생강차’ 등이 물 대신 마시기 좋은 차로 손꼽히는 것들이니 참고할 것.





과도한 물 섭취가 ‘독’이 되는 질병은?


만약 간경화를 진단받았다면 물을 과도하게 많이 마셔선 안 된다. 간경화는 만성적인 염증으로 간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을 뜻한다. 간 기능이 떨어지면 알부민(신체 단백질의 일종) 농도가 낮아지고, 수분을 여러 장기에 골고루 나눠 보내는 능력이 저하되는데, 각 장기에 배분되지 못한 수분은 혈액에 남아 혈액 속 수분 함량을 높인다.

만약 물을 많이 마셔 체내 수분량이 과도해지면 쌓인 물들이 복강으로 흘러 들어가 배에 물이 차는 복수 현상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간경화 환자라면 조금씩 자주 마시되 총 음수량이 하루 1L 이상 되지 않도록 주의할 것.


심장 박동이 불규칙한 심부전은 혈액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것이 특징. 만약 물을 많이 마시면 수분이 많아지면서 혈액량이 늘어나고, 혈관의 압력이 높아져 상대적으로 압력이 낮은 폐나 뇌로 혈액이 침투해 부종이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조직, 장기 등에 물이 고이면 부종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심부전 환자라면 하루 1L 이내로 물을 마실 것.


콩팥 기능이 크게 떨어진 신부전 환자의 경우 물을 많이 마시면 혈액량, 체액량이 늘어 폐부종 위험이 커진다. 지방 조직에도 물이 고여 피부가 쉽게 부을 수 있다. 특히 다리에 증상이 잘 나타나 걷기 어려워지고, 피부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다. 중증 심부전 환자라면 하루 2L 이상 물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고, 혈액 투석을 받을 정도로 심하다면 하루 3~5컵(1컵 200ml) 정도가 적당하다.


갑상선 기능이 떨어지면 몸에서 수분 배출이 잘 안되는데, 여기에 물까지 많이 마시면 혈액 속 나트륨 수치가 떨어지는 저나트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저나트륨혈증은 두통, 구토, 피로, 의식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질환. 갑상선 기능 저하증 환자라면 수분 섭취를 하루 1L 미만으로 제한할 것.


부신기능저하증은 부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각종 부신 호르몬들이 결핍돼 나타난 질환. 부신기능저하증이 있으면 부신호르몬인 알도스테론이 과다 생성되는데, 이는 수분과 염분의 원활한 배출을 막는다. 이에 수분을 많이 섭취하면 그대로 몸에 남아 전신부종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하루 수분 섭취량은 평균 섭취량 2L를 넘기지 말되, 정확한 섭취량은 담당의와 상의할 것.





물이 부족해지면 안 돼요!
물 섭취가 부족해지면 위험한 질병은?


요로 감염, 방광염, 전립선염이 있으면 소변이 마려울 정도로 수분을 많이 섭취해서 염증 유발 물질을 소변으로 배출시켜야 한다. 노폐물이 배출되지 못하고 농축되면 요로결석으로 변할 수 있으니 자신의 하루 소변량보다 500mL 이상 더 마실 것. 참고로 건강한 성인의 하루 소변량은 1~1.5L로, 보통 1회 350ml의 소변을 배출한다.


혈액 속 수분이 부족하면 혈액 점도가 높아지며 혈액 흐름이 더뎌지기 마련. 이 경우 혈전(핏덩어리)이나 지방이 혈관 벽에 쌓이게 될 확률이 높아질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고혈압·협심증 환자에게 하루에 적어도 2L의 물을 꾸준히 마실 것을 권한다. 이상지질혈증 단계부터 물을 충분히 마시면 협심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할 것. 단, 염분은 하루 5~6g 이하로 철저히 제한해야 한다.


신부전 합병증이 없는 당뇨병 환자는 수시로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혈당 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 특히 갈증을 잘 못 느끼는 노년층 당뇨병 환자는 목이 마르지 않아도 한 시간, 적어도 두 시간에 한 번씩은 의식적으로 물을 마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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